김종인 "단독 선대위원장이라서 수락…문재인 물러날 것"

입력 2016-01-15 19:00  

더민주 선대위원장 취임…첫날부터 문재인에 돌직구

"쟁점법안 입장 뭐냐"요구에
김 위원장 "현재 경제상황 그 법안들과 관련이 없다"

새누리 "권력 철새" 비난
"경제민주화 세일즈맨일 뿐"…"인재영입 서둘러야" 자성론도



[ 유승호/이태훈 기자 ]
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영입 하루 만에 문재인 대표에게 이른 시일 안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문했다.

당 대표 권한을 선대위원장에게 이양하고 당을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. 새누리당은 여야를 넘나드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집중 비판하면서도 지난 대선을 지휘했던 김 위원장이 적진으로 넘어간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.

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“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한다는 전제 하에서 (선대위원장직을) 수락했다”고 말했다. 문 대표가 전날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정면 반박했다.

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호남을 대표하는 사람이 공동 선대위원장을 할 수 있다는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“호남을 볼모로 잡아서 ‘내가 호남을 대표할 수 있다’ 이런 사람이 누가 있나. 정치인湧?마치 자기가 호남을 대변할 수 있는 것처럼 처신하는 것이지, 그 자체가 호남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”고 했다.

문 대표의 사퇴 시기를 두고도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. 김 위원장은 “대표의 권한이 일단 선대위원장에게 전체적으로 이양된다는 걸 전제하고 시작된 것”이라고 강조했다.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“그러리라 믿는다”고 답했다. 그동안 문 대표는 야권 대통합의 기틀을 마련한 뒤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해왔다.

문 대표는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“일단은 김 위원장을 선대위의 원톱으로 모신 것”이라며 “공동 선대위원장은 앞으로 외부 영입이나 통합 등의 경우를 가정해 말한 것이고, 실제로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이 판단할 문제”라고 설명했다. 김 위원장이 전권을 이양받았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합의됐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.

새누리당은 겉으로는 김 위원장의 더민주행(行)을 ‘철새 행보’라며 평가절하했다. 이장우 대변인은 “역대 정권마다 정부 요직에 올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참모, 안철수 의원의 정치 멘토를 거쳐 이번에는 문재인 대표의 선거 총책까지 김 위원장의 ‘갈지자’ 행보는 언급하기조차 부끄러울 지경”이라며 “철새가 방앗간 기웃거리듯 한다”고 말했다.

김 위원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‘경제민주화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평가가 나왔다. 새누리당의 한 경제통 의원은 “김 위원장은 유력 정치인에게 경제민주화를 세일즈하는 ‘권력 철새’에 불과하다”며 “새누리당 대선 캠프에 있을 때도 그가 내놓은 정책 중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격한 주장이 많았다”고 평가절하했다. 한 중진 의원은 “경제민주화의 실체가 뭔지 모르겠다”며 “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승리에 일정 정도 역할을 한 덕분에 ‘승리의 화신’으로 과대평가된 것 같다”고 말했다.

김무성 대표는 “박근혜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놓은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, 기업활력 제고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밝혀달라”고 요구했다. 이에 김 위원장은 “현재의 경제 상황은 그 법안과 관련 없다”고 했다.

그러나 “더민주가 대어를 낚았다”는 전날 김 대표의 말에서 드러나듯 의표를 찔렸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. 최근 ‘금수저, 흙수저’ 논란에서 보듯 경제적 양극화가 다시 화두가 되고 있어 김 위원장이 내세우는 경제민주화가 총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. 김 위원장은 민정당 국회의원이던 1987년 경제민주화의 근거가 되는 119조2항을 헌법에 집어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.

더민주가 김 위원장을 비롯해 연이은 외부 인사 영입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데 비해 새누리당은 마땅한 대응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. 한 초선 의원은 “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이 새로워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”며 “상향식 공천이라는 명분에 매달리는 바람에 인재 영입에서 기선을 빼앗기고 있다”고 말했다.

유승호/이태훈 기자 usho@hankyung.com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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